안녕하세요.
곧 있으면 아이들 유치원 수료식도 있고 또 바로 졸업식도 있을 텐데요
갑자기 아 벌써 첫째가 유치원 수료식을 하는 날이 오는구나 이런 날도 오는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아이를 유치원에 처음 보낼 때 정말 가기 싫다고 울기도 많이 울었던 아이라 이렇게 1년을 보내고 나니
그때의 아이 모습과 지금 모습을 생각하니 참 많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처럼 아마 이제 유치원으로 처음 보내시는 분들 중 아이의 등원거부에 벌써부터 참 걱정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계실 분들도 계실 것 같아 저의 경험을 한번 적어볼까 합니다.
태어나서부터 쭉 집에서 엄마와 함께 했던 아이.
첫째는 태어나서부터 계속 집에만 있었고 어린이집도 가지 않았습니다.
아이가 돌이 지났을 즈음부터 둘이서 뭐 하냐고 아이가 심심해할 거라고 친구도 만들어줘야 하고 어린이집 가면 사회생활도 다 배우고 뭐가 됐던 보내면 배우는 게 많으니 보내라는 이야기도 한 번씩 종종 들었지만 제가 지금 일을 꼭 해야만 하는 상황도 아니고 아이가 너무 어리다는 생각도 있었고 조금 더 데리고 있다가 나중에 보내야지 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기에
보내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사실 보내지 않으면서도 이게 진짜 맞는 건가 싶기도 하고 정말 아이가 심심해할까 사회성.. 나중에 유치원 갈 때 그런 게 힘들 수도 있을까 라는 걱정도 조금은 있었기에 한 번씩 고민을 해보기는 했던 것 같아요.
결국 결론은 항상 더 데리고 있어 보자로 끝이 났지만요.
유치원 입학 전에 아이에게 했던 이야기.
어린이집도 다니지 않고 매일 저랑만 같이 있다가 처음으로 갔던 곳이 지금 다니고 있는 유치원입니다.
아이에게 유치원 가기 전부터 한 번씩 이런 이야기를 가볍게 하고는 했습니다.
'5살 되면 이제 유치원에 가는 거야' '유치원 가면 친구들도 많고 선생님도 계시고 재미난 활동도 많이 할 거래'라면서
유치원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는데 듣다가 아이가 유치원을 더 거부하게 되면 어쩌지 라는 생각에 이야기를 할 때 진지한 분위기보다는 지나가는 말로 한 번씩 가볍게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게 어느 순간 좀 도움이 되었는지 아이가 유치원에 대해 살짝 마음을 열었는지 먼저 유치원에 가게 되면 버스를 타야 하냐고 묻더라고요.
그래서 아이에게 다시 되물었습니다. 유치원 버스 타고 가고 싶은지 아님 엄마가 데려다주는 게 좋은지를요.
물으면서도 너무 당연한 질문이었다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혹시나 해서 물어봤는데 유치원 버스를 타야 하면 안 가고
엄마가 데려다주면 갈 거라고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일단 간다는 말을 들었기에 산 하나 넘었구나 싶었습니다.
버스는 나중에 적응이 좀 되면 그때 타도 된다고 지금은 그럼 엄마가 데려다주겠다고 이야기를 하며 아이의 마음에 있는 불안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가기 전부터 조금씩 조금씩 아이에게 유치원이라는 곳이 어떤 곳인지 이야기해주며 엄마 아빠가 없는 낯선 곳에 대한 두려움 걱정 불안을 해소시켜주려고 제 나름 노력했던 것 같아요.
드디어 유치원 첫 등원, 첫째 날
유치원에 데려다준다고 문 앞까지 왔는데 아이가 들어가지 않겠다고 엉엉 울기 시작하더라고요.
선생님도 아이를 달래며 들어가자고 이야기를 하지만 아이는 제 옷을 잡고 집에 갈 거라고 심하게 우는데 참 마음이 안 좋더라고요. 그래도 보내기로 마음먹었는데 여기서 아이에게 그래 집으로 가자 하고 데려가면 앞으로는 정말 더 힘들어질 거라는 생각에 마음 단단히 먹고 아이에게 유치원 끝나고 엄마가 데리러 올 거고 그때 만나자고 이야기하며 아이를 결국 억지로 떼어놓고 들여보냈는데 그러고 돌아서 오는 길에 무슨 꼭 아이를 버리고 온 것 같은 그런 마음까지 들정도로 저도 참 가슴이 답답하고 힘들더라고요. 저렇게 울면서 가기 싫어하는데 억지로 떼어냈다고 이게 잘한 건가 그렇다고 데려오는 것도 아닌 것 같은데 언제까지 엄마랑 집에만 있을 수도 없는 거고 나중에는 학교도 가야 할 텐데 별 생각이 다 들었어요. 그때 생각을 다시 하니까 참 어떻게 보냈나 싶기도 해요.
그렇게 첫째 날 둘째 날 셋째 날... 매일 울더니 점점점 울음의 시간이 짧아지더라고요.
유치원 들어가서도 울었는데 선생님께서 아이의 울음시간이 점점 짧아지고 있고, 울음을 멈추고 나면 활동을 시작하기도 하고 나름 열심히 적응하는 중이라고 말씀을 해주셔서 보내놓고 마음 아팠던 그 힘든 시간을 어찌어찌 보냈던 것 같아요.
월, 화, 수, 목, 금요일 갔다 오면 토요일 일요일은 유치원에 안 가고 엄마랑 아빠랑 동생이랑 다 같이 우리 노는 거야!
라는 이야기를 참 많이 했었던 것 같아요
아이가 오늘 유치원 가? 오늘도 유치원 가? 내일은? 이러면서 묻기도 많이 묻고 그렇게 한 세 달 정도 지나니까 아이가
이제는 알아서 척척 유치원 가방도 챙겨 매고 유치원에 도착하면 인사도 잘하고 씩씩하게 들어가더라고요.
아 그리고 유치원 버스를 타고 싶다는 이야기를 먼저 하기도 했어요.
그 얘기는 거의 유치원 다닌 지 6~7개월 정도 지나고였나 그랬던 것 같아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둘째가 아직 어려서 첫째 버스 타는 곳까지 걸어가려고 하면 여름에 더울 때랑 비 올 때 겨울에는 춥고 눈 올 때 이런 걸 생각하니까 아이 둘을 혼자 걸어서 챙기기 벅찰 것 같아서 그냥 계속 자가등원을 하고 있어요. 자가등원은 어쨌든 집 문을 열고 나와서 엘리베이터 타고 주차장까지만 내려가면 되니까요. 그래서 버스는 타지 않고 등하원하고 있습니다.
1년 후, 수료식을 코앞에 두고
아이가 유치원을 처음부터 잘 갔던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결국 아이 스스로 가야 한다는 걸 받아들이고 그렇게 유치원을 다니는 모습을 보면서 참 대견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아이만큼이나 저도 한 단계 성장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내 아이는 마냥 어린애 같은데 이렇게 떨어져서 잘 지내고 어울리고 첫 단체생활에 잘 따라갈 수 있을까 라는 걱정을 너무 많이 했었는데 아이가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을 보니 그동안 같이 지내면서 한 번도 단체생활을 안 해봤던 아이기에 너무 제가 아이를 걱정했던 건가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면서 아이 스스로 할 수 있다 믿어주고 지지해주는 게 참 중요한 거구나라는 것을 많이 느꼈습니다. 곧 다가올 수료식에 아이가 좋아하는 킨더 초콜릿을 넣은 꽃다발을 직접 만들어 선물해주려고 합니다. 쉽지만은 않았던 첫 유치원 생활 그래도 잘했다고 1년 동안 정말 열심히 잘 다녔다고 칭찬도 해주면서 6살 형님반으로 올라가서도 잘 다녀보자고 이야기하면서 말입니다.
수료를 앞두고 졸업을 앞둔 모든 아이들에게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모두 축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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