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느 날 갑자기 둘째를 보며 웃고 있는 제 모습에서 순간적으로 느껴졌던 감정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혹시 이런 말 많이 들어보지 않으셨나요?
"둘째를 낳고 나니 첫째가 너무 짠해 보인다"라는 이야기를요.
그 말의 의미가 무엇일까.. 단순하게 생각해보면 그런 것 같아요.
그동안에 모든 것의 중심은 첫째였지만 이제는 그 관심이 둘째에게도 나눠지고 더 이상 자신만 바라봐 줄 수 없다는 것이요.
이제는 모든 것을 동생과 함께 나눠야 한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런데 둘째를 낳고 육아를 하다 보니 그 짠한 마음이 어떤 마음인지 혹시 이런 의미였던것은 아닐까 라는것을 느끼게 되었는데요
이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는 첫째의 출산기를 빼놓을 수가 없을 것 같아 먼저 그 이야기를 시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첫째를 출산하고 난 후
처음 출산 후 조리원에 있으면서 집으로 갈 날이 다가올즈음부터 걱정이 몰려오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과연 아이를 잘 볼 수 있을까, 아이가 울면 그 의미를 잘 알아차릴 수 있을까?
그런 걱정들로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퇴소날이 점점 다가오니 심리적 압박감까지도 생기더라고요.
모자동실 때마다 늘 아이가 울면 저는 안절부절못했고 아이가 끝까지 잘 달래지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해야할지 너무도
당황스럽고 정신이 하나도 없었으니까요.
그동안 내가 생각하던 아이에 대한 환상이 확 깨지던 순간.
제가 아이를 낳기 전까지 봐왔고 늘 생각했던 아이에 대한 이미지는 이러했습니다.
갓 태어난 아이는 발 뒤꿈치가 말랑말랑하고 잠도 잘자고 순하고 마냥 귀엽고 아무리 봐도 예쁘기만 한 그런 존재 말그대로 아기천사 같은 그런 이미지 말입니다.
그런 아기는 신생아 때는 많이 자야 하고 먹는 것도 중요해요.
2~3시간에 한 번씩 일어나 수유를 해야 하고 기저귀도 봐줘야 하고 뒤척이는 소리에 같이 눈이 떠지고 어느날은 또 아무이유 없이 울기도 하고요. 그중에서 신생아때는 먹고 자는게 제일 중요하잖아요.
수유를 하고 트림을 시켜주고 아이가 잠을 잘 수 있게 눕힌 후 엄마도 잠을 자려고 누우면 어느새 벌써 코앞으로 다가와 있는 다음 수유... 그럼 2시간도 못 자고 1시간~1시간 30분을 자고 다시 일어나서 또 똑같이 반복을 하는 거예요.


저는 첫째는 유축수유와 분유를 혼합해서 먹였고 둘째는 직접수유를 했었는데요.
직수도 해보고 유축수유도 해본 경험으로 말씀드리자면 개인적로는 유축수유를 하시는 분들이 정말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직수는 수유쿠션만 준비해서 바로 먹일 수 있지만 유축수유는 유축한 것을 데워야 하는데 아이는 이미 배고프다고 왕왕 울고 난리가 나있고, 다 먹고 난 후에는 젖병도 닦아놔야 하고 또 유축시간이 다가오면 유축도 해야 해요.
잠 온다고 건너뛰고 그러면 그나마 나오던 모유양도 줄어버리니까요.
그래서 유축수유를 할 때는 밤시간 새벽시간이 체감상 더 힘들어지는 것 같더라고요.
잠은 너무 오는데 잠을 편하게 푹 잘 수가 없었으니까요.
신생아 케어를 하면서 제일 많이 느꼈던 것은
'나는 내가 원하는 때에 밥을 먹는 것조차 힘든 일이구나 '
'샤워하고 싶은데 지금 당장 씻고 싶은데 씻을 수가 없네 '
'화장실!! 지금 가고 싶은데 어쩌지 '
이런 기본적인 것조차도 내 마음대로 할 수가 없다는 생각에 힘들다고 느껴지는 순간도 참 많았었습니다.
아이의 사랑스러운 순간을 온전하게 다 받아들이지 못한 것 같은 아쉬움
모든 게 처음이던 그때는 기본적인 것조차 뜻대로 되지 않다 보니 마음의 여유도 그다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아이가 너무 사랑스럽고 예쁘지만 현실은 내 몸이 피곤하고 힘드니까 지치는 날도 참 많았습니다.
아이와 매일 같이 웃으면서 즐겁고 행복하다가도 또 어떤 날은 우는 아이가 감당이 안돼 어찌해야 할지 몰라 같이 울었던 적도 있고 그렇게 첫째에게는 모든 게 낯설고 서툰 엄마로서 아이가 참 많이 고생했을 것 같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반면에 둘째를 낳고는 그래도 한 번의 경험이 있었다고 나름 능숙하게 잘 해내지더라고요.
첫째 때 아이가 울면 왜 우는지 몰라서 그 울음의 의미를 알아차리는데 한참 걸리고 당황하기 일쑤였다면
둘째 때는 금방 아이가 원하는 것을 해결해주고 이유 없는 울음에는 당황하기보다는 그칠 때까지 안아주고 기다려주고
그렇게 시기마다 큰 이벤트 없이 잘 넘겨 보냈던 것 같습니다.
어느덧 둘째도 많이 자라 자기표현을 하기 시작하면서 표정도 몸짓도 언어도 다양해지다 보니 정말 예쁜 시기가 왔는데요.
그런 아이를 보면서 예쁘다는 생각 참 많이 하게 되더라고요.
그러던 중 어느 날 갑자기 문득 첫째 때가 떠오르면서 '맞아 첫째도 이렇게 예뻤는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첫아이라 사랑스럽기도 많이 사랑스러웠지만 또 처음이라 어렵고 힘들다고 생각했던 날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아이의 그때 그 모습을 온전하게 다 받아주지 못한 것 같은 미안함이 생기더라고요.
서툴러서 어렵다고만 느꼈던 그때가 떠오름과 동시에 첫째를 생각하니 갑자기 가슴이 뜨거워졌습니다
모든 게 첫째의 중심에서 이제는 둘로 나뉘고 아직은 너무 어려 조금 더 신경을 써줘야 하는 동생이 있어서 그랬던 것도 있겠지만 한 번씩 왜 이렇게 미안하고 알 수 없는 짠한 마음이 드는 걸까 했더니 이런거였나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지금도 늦지 않았다는 것을 기억하기_
지나가다 한번씩 어른들께서 " 아이고~ 애기가 참 예쁘네 지금이 제일 좋을때다 예쁠때다" 라는 말씀을 하실때가 있는데요
"네 맞습니다 예쁜건 예쁜거지만 지금이 손이 많이 가서 힘들기도 엄청 힘들어요~" 라는 말을 비록 입밖으로 내뱉을수는 없지만요..!
그래도 그렇게 말씀을 해주시는분들의 의미를 이해하려고는 합니다.
첫째 때는 몰라서 서툴러서 많은 어려움과 시행착오가 있었던 거라고 생각합니다.
두 아들의 가장 애교 넘치고 예쁜 이 시기를 힘들다는 생각보다는 다시 오지 않을 행복한 순간이라 생각하며
지금도 늦지 않았다는 것을 기억하고 온힘을다해 마구마구 후회없게 사랑해줘야겠습니다.
어른들의 말씀처럼 지금이 제~일 예쁠때니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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